사실 현재 나는 임신 24주차 산모다.
허허.
이제와서 인공수정 과정을 적으려고 하니 20주전으로 되돌아가서 기억을 끄집어 내보려 한다.
사실 블로그에 글쓰는 것을 매우 좋아하여 개인 블로그를 네이버에도 티스토리에도 마련해놓았지만,
출근하랴 일하랴 우리 랑이(고양이) 밥주랴 ㅋㅋ
어느새 블로그는 내가 소홀히 하기 시작했었는데,
임신 준비를 하면서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굉장히 많이 봤었고 도움도 너무 너무 많이 받았기에,
나도 여유가 좀 생긴 지금, 내 글 한자락 이지만 지금도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을 많은 미래 엄마들에게 내 경험을 꼭 전달드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 ㅎㅎ
일단 나는 서울과 수원을 통근하는 직장인이었고
내가 처음 난임병원을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갔던 병원은 직장에서 가까운 서울의 난임병원이었다.
차병원이나 마리아병원에서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익히 들었으나
대형병원이 주는 대기 시간의 압박을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어서, 일단 나는 차병원 출신의 입소문 난 서울의 난임병원을 찾았다.
(내가 차병원이나 마리아병원을 가본건 아니지만, 입소문 난 의원급 난임병원도 대기시간은 헬 그자체이긴 했다 .. ㅠㅠ 1시간은 기본이었음.)
연예인들도 해당 병원에서 아기를 많이 준비한다고 하고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 팀장님도 여기서 .. 아기를 준비중이라고 하여 ㅎㅎ
망설임 없이 택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해당 병원에서는 1차 인공수정 이후로 집근처 병원으로 병원은 옮기게 되었고 2차에서 임신이 되었다.
내가 물론 1차 인공수정은 실패로 끝났지만, 1차 실패때문에 병원을 옮겼던건 아니었고,
직장보다는 집근처 병원으로 가는게 우리 부부의 생활반경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옮긴것이었는데
결론적으로, 2차 인공수정을 했던 병원까지 겪어본 결과 1차 인공수정에서 실패의 요인이 분명 있긴 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연히 내가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짐작만 했을뿐임.)
[내가 생각한 인공수정 1차 시도 시 실패가 된 이유]
첫번째는, 난임병원은 기본적으로 '인공수정'보다는 '시험관'을 선호하는 느낌이다.
나는 시험관에 대해서 굉장히 두려움이 많았던 .. ㅎㅎ 사람이었기에
시험관을 하기에 앞서 인공수정을 먼저 시도해보고싶다고 어필했고
의사선생님께서는 나를 적극적으로 말리진 않았지만
나의 나이(89년생)와 다낭성 증상을 토대로 시험관을 더욱 추천해주셨다.
의사샘이 말씀은 안하셨지만, '한 번 시도해보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그렇지만 잘 안될거야..'라는 뉘앙스가 느껴졌달까 ㅠㅠ
(그래서 1차 인공 실패 하자마자 2차 인공 보다는 시험관을 시도해보자고 바로 권하셨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번째 실패요인으로 생각되는 인공수정 시,
비적극적인 처방 및 맞지 않는 배란 유도제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인공수정에서는 성공이 될거라는 기대 자체가 별로 없으신 느낌)
1차때 나는 주사제제는 전혀 처방되지 않고 배란유도제를 먹는 약으로만 했는데, '클로미펜'을 사용했다.
보통 먹는 배란유도제의 종류로는
'페마라'와 '클로미펜'이 있는데 클로미펜이 보험적용이 되어, 금액이 저렴해서 모든 병원에서 1차 처방제제로 주로 많이 쓴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클로미펜으로는 난포성숙이 잘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클로미펜이 갖고 있는 단점인 자궁내막이 얇아지는 증상이 있었다.
(2차 인공수정시에는 페마라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클로미펜을 먹다가 난포 성숙도를 보기 위해서 인공수정 시술 전에 병원을 2-3차례 가게되는데
갈 때마다 난포가 생각보다 자라지 않았다는 결과를 들었다.
그럼에도 딱히 더 강력한 처방은 주지 않으셨다.
그 때는 모든게 처음이라서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였는데, 좀 더 적극적인 처방을 해봤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는 1차때 난포가 단 1개만 성숙이 되었다.
하지만 이 결과도 사실 의사선생님에 따라서는 맞는 처방일 수 있다.
왜냐면 인공수정은 정자를 질내 주입시키는 방식이기때문에 성숙 난포 갯수가 너무 많으면 쌍둥이가 문제가 아니라 삼둥이 사둥이도 나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에서는 나에게 삼둥이 사둥이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렇다보니 1개가 적당하다는 선생님의 판단이 있었다.
의도된 비적극적인 처방이었다.
그러나 내가 아쉬운 점은 클로미펜의 단점인 자궁내막이 얇아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말씀해주시지 않은 점이었다. ㅜㅜ
실제로 시술할 때 자궁내막이 많이 얇다는 평가를 받은 건 아니지만
(스치듯 '내막이 좀 얇네..' 하고 혼자 말씀하셨음)
1차 인공수정이 실패하고 생리가 진행될 때 평소 4일정도 하던 생리를 하루(평소 마지막날 양정도)밖에 하지 않았을 정도로 내막 벽에서 떨어져나온 혈액들이 없었다.
수정이 되었다한들 착상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1차 인공수정 후에는 프로게스테론도 주입하지 않았다.
(2차는 프로게스테론을 질정으로 처방 받았음.)
그렇게 해당 병원에서는 1차 이후 2차 인공수정도 실패로 돌아갈 것 같다는 뉘앙스와 함께 시험관을 추천해주셨다.
인공수정을 5차까지는 생각하고 있던 나로써는 매우 고민이 되었던 말씀이었고
또 남편의 직장에서 서울까지 정자채취를 하기에 매우 큰 문제도 동시에 있었기에 (사실 이게 병원을 옮긴 제일 큰 이유이긴 했다.)
병원을 옮기게 되었다.
(병원은 매우 청결하고 친절했으며 해당 처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님. 다만 2차 인공수정과 비교를 하는 과정에서 느낀 개인적인 느낌이 있음.)
[내가 생각한 인공수정 2차 시도 시 성공이 된 이유]
인공수정 2차는 수원에 있는 난임병원에서 진행하게 되었고,
1차 인공수정과는 매우 다른 프로세스와 처방약이 쓰였다.
일단 인공수정에 대해서도 굉장히 열려있어서 마음이 편했고
처방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진행이 되었던 점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지 않았을까 싶다.
2차 인공수정에 앞서서 나는 클로미펜으로 인해 내막이 얇아지는 단점을 겪었다고 말씀드려
2차때는 페마라를 사용했고
과배란 유도 주사도 함께 사용했다.
과배란 유도 주사는 이틀에 한번 정도 맞다가도 난포 성숙도를 살펴보러 병원에 내원한 뒤에는 3일 연속으로 맞는 적극 처방도 들어가곤 했다.
주사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던 나도 생각보다 아무 고통이 없어서 ㅋㅋㅋㅋ 별 문제 없이 자가주사에 성공했다.
또 나팔관조영술도 적극적으로 권해주셨는데,
1차 병원에서도 나팔관조영술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내가 자궁근종 수술 경험이 있었어서, 수술기록 자료에 나와있는 나팔관을 보시고는 딱히 조영술은 안해도 되겠다고 넘어갔는데
2차 병원에서는 해당 수술기록 자료를 보았음에도 안막혀있어도 길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기때문에 나팔관조영술도 권해주셨다.
(번외로 나팔관조영술은 사바사로 아픈 분과 안아픈 분 나뉜다고 하던데
나는 너무 아팠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엄청 아픈 생리통 느낌...
자가 주사가 문제가 아니고 ㅋㅋㅋ 나팔관조영술이 문제였음.. )
그리고 나는 2차 인공수정에서 총 5개의 성숙 난포를 볼 수 있었는데,
난포가 성숙되는 숫자는 의사선생님도 완전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10개이상 성숙이 되면 이때는 시험관으로 돌리자고 미리 말씀해주시고 적극처방이 들어갔었다.
그리고 5개의 성숙 난포는 크기가 좀 제멋대로였는데.. ㅋㅋ
그러다보니 의사샘이 정자주입에 대해서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1차, 2차 두번에 걸쳐서 해보는게 어떠냐고 해주셔서
나는 1차 이틀 이후 2차 정자주입까지도 진행하였다.
그렇게 나름 길고 긴 과정을 거쳐 임신에 성공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희미하게 두줄이 보였던 임신 테스트기
나는 결혼한 지 햇수로 8년째에 임신을 한 상황이라,
결혼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임신에 있어서는 굉장히 낯설었었는데, ㅎㅎ
이렇게 희미하고 연하긴 하지만 두줄을 본 건 처음이라 무지무지 신기했던 경험이었다.
그 이후로 계속 해본 임테기 ㅋㅋㅋㅋ
임신을 하고 현재는 24주 임산부이지만 인공수정의 과정이 이렇게 또렷이 기억나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신경쓰이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1차 인공수정과정이든, 2차 인공수정과정이든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ㅠ
그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니고 .. ㅋㅋ 바로 뱃속 가스가 많이 차는 증상때문이었다.
직장인이 가스가 차면 얼마나 불편한지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차는 정도가 아니고 배가 꼬이는 느낌까지 들어서 와 진짜 너무 힘들었다.
오히려 임신하고 나서는 그런 증상이 없는.. ?
인공수정을 위해 배란유도제를 복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증상은 사바사라곤 하지만
안그래도 평소에 장트러블이 많았던 나는 가장 힘들었던 일순위로 장내 가스를 꼽을 수 있겠다.. ㅋㅋ
어쨌든 인공수정이든 시험관이든
난임병원에 가보니 1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리고 있던 무수히 많은 예비 엄마아빠들을 보고
또 내가 평소 궁금했던 상황을 글로 남겨주셨던 다른 블로거들을 보면서
나도 꼭 내 성공후기를 글로 남기는 날이 오길 기다렸던 만큼
많이 늦어졌지만 나의 2차 인공수정 성공 후기를 이렇게 적어보았다.
꼭 1차 인공수정했던 병원이 나빴고 2차 병원이 좋았다 이런 의도는 아니다.
모든 처방에는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고 난 의료인이 아니기때문에 내가 수박겉핥기로 평가한 것일 수도 있다. ㅎㅎ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많이 들이고 정성을 쏟는 일에는 비의료인이라도 어쩔 수 없이
많은 써칭과 최대한 나에게 맞는 처방을 위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기에 짧은 나의 경험으로
인공수정 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았다.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갖고 계시다면 (최대한 인공수정으로 성공하고 싶고, 단점을 감수하고라도 적극적인 처방을 원하는 분들)
의사 선생님께 적극적인 처방을 원한다고 어필이라도 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임신초기와 지금 겪고 있는 중기의 상황도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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